근대의 가치 기준이란 이성과 과학의 발전과 뗄 수 없는 관계인 자본주의와 밀접한데, 상품 가치, 생산성 제일주의, 시장 원리로 요약할 수 있다. 따라서 근대의 가치를 물려받은 오늘날까지 노인, 장애인, 저학력자나 학교 부적응자 등과 같이 생산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 집단들은 우선적인 소외의 대상이 된다. 이들은 자본주의적 생산에 필요한 능력을 갖추지 못했거나 (노인이나 장애인), 그것에 필요한 교육을 마치지 못했다는 의미에서(저학력자), 또는 적어도 사회가 요구하는 훈련 과정을 견뎌내지 못했다는 이유(학교 부적응자)에서 동등한 선원으로 대접받지 못한다. 나라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자본주의 사회의 근본이 되는 기존 질서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판단된 일탈 집단들도 배제의 대상이다. 예를 들어 범죄자나 마약 중독자처럼 비교적 일반적인 동의가 가능한 집단들뿐만 아니라, 이혼녀나 동성애자도 현존하는 가치 규범에 어긋난다는 의미에서 소외의 대상이 되며 심지어 뚱뚱하거나 못생긴 사람들조차 자본주의가 지향하는 상품 가치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배제와 차별의 대상이 된다.
다른 인종이나 다른 민족에 대한 차별과 배척과 근대의 산물이다. 근대의 출발은 자본주의의 탄생과 함께 진행되었고 자본주의적 생산은 국가를 단위로 발전해왔으며 이것은 필연적으로 민족주의적 단결을 불러일으켰다. (...)민족이 탄생하자마자 이민족이 탄생한 샘이다. 이민족은 국경 너머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국경 바깥에 있어야 할 사람들이 자국 영토 안에 산다면 그들은 '우리'와 달라서 민족에 포함될 수 없는 존재, 즉 열등한 존재로 영락없이 소수자가 되었다. 이처럼 근대가 탄생시킨 국가는 민족주의를 낳았고, 민족주의는 그저 '조금 다른'사람들인 이인종과 이민족을 차별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인권과 소수자 이야기/박경태 지음/ 이영규 그림/ 2007/책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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