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9일 월요일

우리 안의 파시즘

전통의 이름으로 혹은 민족의 이름으로 아니면 민중의 이름으로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깊이 뿌리 내린 일상적 파시즘을 고사시키지 않는 한,
진정한 변혁은 불가능하다.

p.45


1985년 5월 광주학살을 방조- 지원한 미국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 서울 미국문화원을 점거했던 '삼민투'학생들의 가슴에 붙어 있던 커다란 태극기를 상기해보라.그들은 미국에 저항할 만큼 의식 수준이 높았지만, 정작 자신의 가슴에 단 태극기가 국가주의 이데올로기의 기호요. 상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우리가 1980년 법정에서 '국가'보안법에 의해 단죄받으면서도 "대한민국 만세! 민주주의 만세!"를 외칠때 우리는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이 한 번도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경험해 보지 못한 전근대적 국가라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 우리에게 국가는 언제까지나 목숨이라도 바쳐야 할 애정의 대상이었다.

p.249


임지현 | 권혁범 | 김진호 (지은이) | 삼인 |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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