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물게도, 이 글은 분명하게 미리 생각되어진 면이 있었다. 그것은 주인공의 성별을 규정하기 않겠다는 것이었다. 소극적인 면으로 본다면, 생각하기에 따라서 그(녀)는 남자도 또한 여자도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좀더 개입한다면, 성 정체성의 의도적인 거세이다. 성별이 결정되지 않으면 주인공의 사회적 입장, 정서적인 상태, 개별적인 사건에 대한 반응, 작가나 독자가 소설을 접할 때 느끼게 되는 무의식적인 동일시, 그런 점들이 방해받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의 그(녀)에게 성별을 규정하지 않은 이유는,
성적 정체성이 자연스럽게 부여하는 모든 정서의 상태를 부정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가능한 일인가 혹은 바람직한 일인가 하는 질문이 있다면, 그 대답은 다음 문장이다. 그 자체로서의 현실과 그 기준이란, 유행이나 다수결 혹은 파티에 초대받기를 바라는 마음이나 금박 글자의 명함처럼, 글을 쓰고 있을 때의 나에게는 가장 무시하고 경멸해야 할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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