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국장은 1980년 이야기를 꺼냈다. 당시 그는 한국기자협회(기협) <한국일보> 지회 부회장이었다. 당시 계엄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기협 지도부로부터 1번 타자로 파업을 치고 나가라는 지침을 받았지만 거부했다는 것이다. 그는 기협 지도부 선배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자고 나면 동료들이 한명씩 끌려가는 판에 파업을 절대 지휘할 수 없다. 신문은 정상 제작한다. 당신들은 감방으로 가시오."
그는 당시 신군부에 대한 용비어천가를 자신이 모조리 작성했다는 것도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내가 안 썼으면 딴 놈들이 썼을 테고… 난 내가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때 나를 감독하던 보안사 놈한테 이런 얘기를 했지. 내가 이걸 쓸 테니까 끌려간 내 동료만 때리지 말아 달라. 걔들이 맞고 있는 걸 생각하면 잠이 안 왔어. 진짜 치가 떨리고…." 그러면서 자신이 죄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다분히 위악적으로 느껴졌다. (anti위선, 자학
* 기자 : "이걸 알아야 돼. 칼이 펜보다 강한 거야.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사기를 평생 해가지고 이 모양이 된 거지. 세상에 펜이 어떻게 칼보다 강할 수 있어. 칼 쥔 놈들은 칼이 강하다고 말 안 해. 왜냐면 본래 강하니까."
http://legacy.www.hani.co.kr/section-021023000/2000/02102300020000927032707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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