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에서 해석으로의 이행은 지식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보면 분명
고대(르네상스)적 에피스테메로의 ‘퇴행’이다. 마치 성서와 자연에 숨겨진 신의 뜻을 해석하듯이 꿈의 숨겨진 의미를 해석하려는 것이다. 특히 꿈에 나타난 형상 중에서 원형적 상징이나 관습적 상징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고대의 ‘해몽서’ 와의 친연성을 드러낸다. 그 숨겨진 의미가 신이 정한 운명(세계: 객관)에서 꿈을 꾼 당사자의 심리적 과거(주관)로 바뀌었을 뿐 그 해석학적 성격은 같다. 물론, 신체적 생산으로서의 꿈에서 심리적 표상활동으로서의 꿈으로의 ‘퇴행’은 표상으로부터 독립된 사물(생명, 노동, 언어)의 법칙을 다시 인간적 표상의 영역으로 끌어들임으로써 탄생한 근대 인간학으로의 ‘진행’ 방향이기도 하다. 이처럼 인간으로부터 독립된 사물의 질서가 다시 표상화될 때 그 표상은 ‘의식’으로부터 소외된 무의식적의 장소에 자리 잡는다 (푸코,『말과 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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