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국가 주권의 위상을 흔들리게 하고 있는 또 다른 예는 20세기말 지구 곳곳에서 보이는 전쟁의 새로운 양태이다. 20세기 말부터 등장한 다양한 전쟁 형태들 가운데는 기존 국민국가 체계 시기의 전쟁과는 명확히 구별되는 이른바 '새로운 전쟁'이 발견된다. 우선 '새로운 전쟁'이란 기존 국민국가들의 체계 속에서 발생하였던 국가들 간 전쟁과는 구별된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전쟁'은 군사력의 탈국가화 , 군사력의 비대칭화, 전쟁의 민영화 및 상업화를 특징으로 한다. (H. M ünkler 2012,15- 70; J. Aquilla et al. 2005) 전쟁의 탈국가화는 국가를 중심으로 한 정쟁이 발생하고 국제법을 통해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전방과 후방, 본토의 구분이 사라지고 전투행위가 사방에서 발생하고, 대규모 전투보다는 소규모의 분산된 전투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전투원과 비전투원의 구별이 뚜렷하지도 않으며 , 폭력의 사용이 시간적, 공간적으로 제한되지도 않는다. 새로운 전쟁에서 전쟁의 국가 독점권이 사라지고 민간 전쟁회사와 같은 새로운 행위자들이 등장하였다.전쟁을 수행하는 새로운 군벌집단이 등장하였고, 값싼 소년병들이 전쟁에 투입되고 있다. 또한 새로운 전쟁은 국가의 파편화와 탈집중화를 수반하며, 전쟁은 '세계화된 전쟁경제'를 수반하고 있다. 새로운 전쟁은 정치와 경제, 공과 사 , 군대와 민간을 가르는 근대적 구분을 사라지게 하면서 다양한 유형의 전투 집단을 끌어들이고 있다.(M. Kaldor 2010,142-171) 그러한 가운데 다양한 형태의 이익집단과 외부원조, 비공식적 경제가 맞물려 약탈적인 사회상태를 만들어내고 있다.또한 전쟁 군벌들에 의해 형성된 비공식적 경제는 폭력에 의한 비대칭적 교환에 근거하고 있으며 , 용병회사, 민간전쟁회사, 아편, 코카인 등의 마약, 성폭력과 노예제도 등을 동반한 전쟁경제이다. (H. M ünkler 2012,191-206) 이러한 전쟁경제는 분명 경제 세계화의 어두운 이면이다. 또한 이러한 전쟁에 인도주의적 개입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국제행위자들이 개입하고 있다.
(유럽의 민주주의/홍태영 외 지음/2014/사회평론아카데미 /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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