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3일 목요일

부왕과의 대화

태자는 본래 나의 집에 있을 적앤
보배 수레라는 코끼리를 탔었는데
이제는 발로서 땅을 밟으니
그 고통을 어떻게 견딥니까?

수레와 말은 나고 죽음의 탈것이라
위태로운데 어찌 오래 편안할 수 있으리까.
다섯 가지 신통을 타고 달리면
가는 데에 한계나 걸림이 없습니다.

본래 칠보의 옷을 입었기에
진기하고 아름다워 매우 고왔는데
머리 깎고 누더기 걸치고 있으니
어찌 부끄럽다 하지 않겠습니까?

부끄러움으로써 의복을 삼았나니,
세속의 옷은 먼지와 때만 더할 뿐
법의 옷이야말로 참된 이의 옷이며
마음을 쉬었기에 여래라 부릅니다.

본래는 금과 은의 그릇을 썼으므로
여러맛이 매우 향기롭고 좋았는데
지금은 다니면서 걸식하니
거칠고 나쁜 것을 어찌 삼켰습니까?

법의 맛이 도의 음식이 되었기에
굶주림은 이제 이미 없앴거니와
세상을 가엾이 여기기에 발우를 지니고
걸식하면서 중생을 복되게 합니다.

본래는 따로 지은 궁에 있으면서
뭇 궁중 기녀들이 모시고 지켰거늘
혼자서 사니안 나무 사이에 있으면서
어지 두렵지 않겠습니까?

나고 죽음의 두려움을 없애서
이제는 이미 본래 없음에 들었으며
근심과 기쁘다는 생각 없으므로
머무는 곳을 도량이라 합니다

본래 나의 집에 있을 때에는
향즙을 넣어 목욕하였거늘
산이나 나무들 틈에 살면서는
어떠한 물건으로 몸을 씻었습니까?

도의 곳간을 목욕못으로 삼고
선정의 물로 그 연못을 채워서는
몸을 씻어 이미 삼독을 다했으며
세 가지 신통지로 비할바 없이 상쾌합니다


아함경 -불설중본기경 상권/ 고익진 엮음 /담마아카데미/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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